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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zyFin

주식은 뭘까?

서진기업 분석가2026.11.01

코스피가 3000을 넘었다. 코스닥도 1000을 넘보고 있다. 주변을 보면 주식을 안 하는 사람들이 더 드물다. 하루 종일 호가창을 보다 보면 대체 이 숫자를 내가 왜 보고 있는 걸까 싶다. 그리고 보면 예전에는 객장에서 경매처럼 주문도 했고, 종이로 된 증서를 직접 받아서 보관도 했다던데, 지금은 그냥 디지털 화면 상의 숫자로만 다가온다. 그러다 보니 종종은 주식이라는 게 뭔지, 주식 투자의 의미가 무엇인지 잊게 된다. 숨가쁘게 오르는 호가를 보면 덩달아 조급해지고, 급락하는 호가를 보면 괜히 쫄려서 가진 매물을 던지게 된다. 주식 그 자체 보다는 그것을 드러내는 가격이라는 ‘숫자’에 더 현혹되는 모양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돈을 주고 사고 있는 이 ‘주식’이라는 것의 본질을 살펴보는 게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사전을 살펴보니 아래처럼 나온다.

주식(株式: stock) : 주식회사의 자본을 구성하는 단위

주식회사의 자본을 구성하는 단위…라 뭔가 어렵다. 흐음…

주식, 동업의 증표

아무튼 주식회사의 ‘무엇’이라고 하니 주식회사가 처음 생겼을 때, 주식도 생겼다는 뜻이렸다. 주식 회사의 역사를 살펴보자. 의외로 주식회사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처음 생겨난 것은 16세기 암스테르담, 바로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였다. 해상무역사업을 하려니 돈은 많이 드는데 자본금이 부족했다. 그 당시의 해상무역사업이란 배가 난파라도 하면 전재산 털어먹을 수 밖에 없는 고위험 고수익 사업이었으니, 누구 한 명이 하기 힘든 사업이었다. 지금으로 따지자면 벤처 사업이랄까. 그래서 사람들의 돈을 모은 것이다. “우리가 무슨 사업을 하나 할 건데 투자 좀 해줘. 대신 수익이 나면 나눠줄게. 일단 이 종이 쪽지를 받아 둬. 니가 투자했다는 증거야 ”

그렇다. 그 ‘종이 쪽지’ 였던 주식은 애초에 동업의 증표였다.

아무튼 이 동인도 회사는 설립 첫해부터 배당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수익률이 꽤나 놀라웠다. 1602~1696년까지 동인도회사의 평균 배당률은 20%였고, 설립 4년 차가 되던 1606년에는 무려 75%의 배당률을 기록했다. 처음 주주를 모집하면서 약속한 수익률이 3.5% 정도였던 것을 생각하면 20배가 넘는 배당률이었다. 1000만원 투자했으면, 해마다 200만원씩 따박따박 받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뭐, 애플이 부러울 일이 없는 게다.

주식 시장은 그 다음에야 생겨났다. 저 주식을 마냥 들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래서 팔고 싶은 사람과 사고 싶은 사람이 생겨나면서 주식거래의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고로 애초에 주식은 사고 팔기 위한, 게 아니었다는 점이다. 매매 차익을 위한 증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한 기업의 성장을 함께하고, 그 수익을 함께 하겠다는 취지에서 생겨난 것이다. 내가 그 회사에 돈을 넣었다는 걸 알려주는 증서, 그래서 내가 그 회사의 수익을 공유할 권리가 있다는 증서, 그게 어쩌면 주식의 의미였다. 현금 흐름의 관점에서 보자면 처음에 돈을 투자하고, 배당금이라는 형태로 지속적인 현금 흐름을 얻어낸다는 의미다. 시세 차익은 오히려 목적이 아니라 일종의 덤이었으리라.

주식 시장의 탄생

한 번 직장인의 관점에서 주주가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한 번 생각해보자. 우리 회사의 대주주인 회장님은 나를 고용해서 일을 시킨다. 그리고 내가 일해서 벌어들인 수익을 배당금이라는 형태로 가져간다. 그 분이 이 회사의 주주니까. 반대로 생각하면 내가 어느 회사의 주주가 된다는 건, 그 회사의 임직원을 내가 고용해서 부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벌어온 돈을 내가 배당금으로 받는 것이다.

이렇게 따지면 종목 선택의 고민도, 주식을 보유하는 기간 등에 대한 고민들이 의외로 심플해진다. 자, 이제 내가 회장님이다. 내가 기업들을 채용한다고 생각해보자. 어떤 기업들을 채용할 것인가? 뭔가 예측가능하고, 성공의 경험이 있는 기업들을 뽑게 되지 않을까. 더 심플하게 생각하면, 내가 입사하고 싶은 회사의 주식을 사는 것도 꽤 좋은 투자 전략이다. 내가 입사하고 싶다면 누구나 다 입사하고 싶어하는 곳일 테고, 좋은 인재들이 몰리는 곳일 테다. 그런 기업들의 주식을 사놓고, 기본적인 이익창출능력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면 차근차근 모아가면 어떨까. 그렇다. 내가 그 회사 입사는 못해도, 그 회사의 임직원들이 번 돈을 나눠 가질 수는 있다는 것. 그게 21세기 자본주의의 미덕일지도 모르겠다.

그제서야 워렌 버핏 할아버지가 왜 맨날 주식이 아니라 ‘기업’을 사라고 하는지 이제서야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가. 그런데 어느 순간, (물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배당금을 잘 안 줘서이기도 하지만.) 그런 원래의 취지는 사라지고 그냥 시세차익이 투자의 전부인양 생각하다 보니, 투자=매매라는 사고방식이 생겨난 것이리라.

시장이 과열되었다고 생각될수록 주식의 처음을 돌아보자. 여전히 눈에 띄는 종목이 보일 것이다.

이 글은 정보 제공용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수치와 제도는 작성 시점 기준이고, 투자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용약관

서진기업 분석가

공시와 재무제표에서 기업의 사업과 가격에 담긴 가정을 읽는 LazyFin 편집부 필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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