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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zyFin

부자처럼 생각하라고?

푼푼금융 에세이스트2026.11.01

52 부자처럼 생각하라고?

이런저런 재테크 책을 보면 ‘부자처럼 생각하라’고들 한다. 돈을 벌고 싶으면 돈을 가진 사람들처럼 생각을 하라며. 나도 그러고 싶다. 그런데 사실 그게 어렵다. 왜냐하면… 부자였던 적이 없으니까(왜, 눈물이…). 인간의 상상력은 한계가 있고, 그런 상황을 추체험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아무리 상상력을 발휘해봐도 잘 모르겠다. 돈을 번다고 해서 크게 지금 사는 것과 다를 거 같지도 않고. 뭐 어차피 세 끼 먹고 살겠지. 그래도 다들 부자처럼 생각을 하라고 하니, 한 번 노력을 해보자.

이런 상상을 해야 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금융 시장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이들은 어차피 큰 손들이다. 외국인이 되었든, 기관이 되었든, 슈퍼개미가 되었든 그들은 돈이 많다. 그래서 그들의 행동에 따라 시장의 흐름은 바뀐다. 그러니 그들이 어떤 논리로 그 흐름을 만들어내는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일단 100억 정도 있다고 생각을 해보자. 먼저 드는 생각은…’흐음 죽을 때까지 놀고 먹어도 되겠군.’ 이다. 하지만 또 그런 생각이 든다. 가지고 있는 걸 야금야금 갉아먹고 사는 삶은 불안하다. 특히나 요즘같이 수명이 늘어나는 시절에는 원금을 안 까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게다가 초저금리 시대다. 어디 안전하게 넣어둔다고 해서 따박따박 이자가 나오지는 않는다.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 100억이 있어도 고민은 생기는 것이다.)

100억이라는 원금의 가치를 최대한 지킬 것.

그 원금을 지키면서 최대한의 인컴 수익을 만들어낼 것

이 두가지가 목표가 되지 않을까?

그들의 마인드 : 안정적인 자산운용이 목표

그렇다면 이 100억의 가치(구매력)를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해진다. 다시 말하지만, 100억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가치’, 즉 구매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고려해야 하는 첫 번째 요소는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물가가 해마다2%만 오른다고 생각해보자. 만약 내가 집 안의 금고에 가만히 100억을 넣어두면 내 돈은 가만히 앉아서 2%의 가치(구매력)가 줄어드는 것이다. 잉? 1년에2억이라고? 이때까지 별 생각 없던 인플레이션이 갑자기 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렇다. 뭐라도 투자를 해야 한다. 100억이나 있는데 그걸 고스란히 현금으로 들고 있을 리는 없다. 부동산을 살 수도 있고, 주식이나 채권을 사둘 수도 있을 테다. 하지만 시장에 참여하는 순간, 일단 시장 상황에 따른 변동성이 생긴다. 마냥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에는 부담스럽다. 100억어치 주식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하루에도 3%만 내려도 3억이 날라간다. 그렇다면 안전한 국공채를 사두면 될까? 그렇게 하기에는 또 기회 비용이 커진다. 만약에 주식 시장의 평균 수익률이 10%였는데, 하필 나는 주식을 사지 않고 채권만 사는 바람에 2%밖에 수익을 못 냈다고 생각해보자. 100억 단위면 그 차액이 8억이다.

현금을 들고 있자니 인플레이션이 무섭고, 자산을 들고 있자니 변동성이 무섭고, 그렇다고 안전자산에 다 짱박자니 기회비용을 무시할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나오는 개념이 바로 ‘자산 방어’다. 내가 가진 자산의 가치를 더 늘리지는 못하더라도 제대로 유지하는 것. 그렇다. 금액이 크면 1%의 수익률 차이에도 손에 쥐는 돈이 달라지게 된다. 그러니 일단 고민하게 되는 것은 어떻게 자산 배분을 잘해서 적어도 평균적인 시장 수익률을 맞출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정기예금 금리+@를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 전략인 경우가 많다.

우리의 마인드 1: ‘공격적인 투자’라고 쓰고 ‘인생 한방’이라고 읽는다.

그런데, 우리는 애초에 방어할 자산이 없으니 ‘자산 축적’을 추구하게 된다. 소위 말하는 종자돈 만들기. 자산이 적다 보니 조금이라도 더 공격적인 투자를 추구하게 된다. 그렇다. 마음이 급해진다. 차근차근 모아서는 어느 세월에 모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자잘한 수익은 얻어봤자 인생 역전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 그러니까 무언가 좋은 기회를 잡아서 한 건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해서, ‘공격적인 투자’라는 미명 하에 리스크를 별 거 아닌 양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단 액수가 작으니까 얘가 굴려 봤자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든다. 100만원을 굴린다고 치면 은행 예금 금리 2%라고 해도 2만원이다. 에잇 그거 벌어서 뭐해. 자연스레 주식으로 눈이 돌아간다.

우량주가 좋다는 건 알겠는데, 왠지 등락이 지겹다. 바로 옆을 보니 이틀 연속 상한가를 쳤다는 애들이 보인다. 그렇게 작전주, 테마주에 불나방처럼 뛰어든다. “5배 먹으려면 -50% 정도는 감수해야지.” 이런 객기를 부린다. 암호 화폐를 사두고 ‘가즈아~’를 외치기도 한다. 100만원이면 -10% 정도 손실이 나도10만원이다. 털려도 “에잇, 술 사먹은 셈 치자.” 이런다. 이번 생은 어차피 망한 거니까. 포기도 빠르다. 자산이 적을수록 손실이 나도 절대 액수가 적으니 리스크에 대해 상대적으로 담대(?)해진다

우리의 마인드 2: 원금보장에 집착한다

어느 한 곳에서는 저렇게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반면, 또 한편에서는 ‘원금손실’이 두려워서 예적금만 착실하게 가입하는 이들이 있다. 애초에 자산 시장에 대해 관심을 꺼버린다. 물론 정기예금 금리가 높다면 저렇게 해도 된다.

문제는 제로 금리, 마이너스 금리까지 현실화되고 양적 완화를 넘어 질적 완화까지 실행되는 요즘의 환경에서 시장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리스크라는 점이다. 저금리로 인해 시장에는 끊임없이 돈이 풀리고, 이것은 자산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머니 게임의 세계에서 예적금만 고집하다가 뒤쳐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최근의 기준금리(0.75%)수준으로는 물가상승률을 커버하기도 힘들다. 결국 얼마 되지도 않는 자산 가치가 야금야금 깍여 나가는 것이다.

지금의 저금리 시대는 쉽게 끝날 거 같지도 않고, 이렇게 풀려난 유동성은 자산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다. 이것이 바로 매번 한탄하는 바로 양극화가 심화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인이 스스로 일을 해서 버는 돈보다 자산이 벌어주는 돈의 양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고, 소위 말하는 ‘돈이 돈을 버는 시대’. 그러니 우리는 우리의 돈이 적어도 시장 평균 수익률만큼 벌어주지 않는다면, 뒤쳐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집값을 떠올려 보면 좋다. 내가 산 집값이 5억에서 8억이 되었다. 하지만, 사고 싶었던 집이 10억에서 16억이 된다면? 똑같이 60%씩 올랐으나 이제 모아야 할 돈은 더 많아졌다. 그러니 집 한 채 가진 사람을 집값이 올라봤자 별로 좋을 것도 없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그나마도 집 한 채 있던 사람은 다행이다. 애초에 집이 없던 사람은 수익률 자체가 0%이다. 이제 5억이 아니라 8억을 모아야 한다. 내 집 마련의 꿈은 더 멀어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시장의 평균 수익율(그게 주식이든, 채권이든, 부동산이든)을 따라잡지 못하면, 계속 그 모양이거나 뒤처지게 된다는 점이다. 모든 투자는 ‘시장 평균수익률을 어떻게 뛰어 넘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의 싸움이다. 한 마디로 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더 이상의 선택지가 아니다.

금액이 아니라 비율, 그리고 차근차근

그러니까 문제를 요약하자면 이렇게 된다.

우리의 마인드 : 시장에 아예 참여를 안하거나, 참여를 하면 한방을 노리는 경향이 많다. 중간이 없는 인생들.

부자의 마인드 : 항상 시장에 참여하면서 적절한 수준의 수익률을 추구한다.

세상에서 투자로 돈을 제일 많이 벌었다고 소문이 나 있는 분은 바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 워렌 버핏(Warren Buffett) 할아버지다. 그럼, 이 타이밍에서 그의 투자 원칙을 한 번 살펴보자.

"제 1원칙 원금을 잃지 말 것."

"제 2원칙, 제 1원칙을 잊지 말것

저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이게 뭐야’ 싶었다. 거 참, 돈도 많이 버신 분이 비밀 좀 알려주지, 뭘 또 야박하게 저렇게 하나마나한 소리를 하나. 나도 골을 안 먹으면서 골을 넣으면 이긴다는 것쯤은 안다. 나도 원금을 잃고 싶어서 잃는 게 아니다. 그런데 다음 순간 궁금해진다. 저렇게 하나마나한 거 같은 말이 전세계에서 제일 부자라는 이의 원칙인 이유는 뭘까? 그만큼 저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게 아닐까.

대체, 원금을 잃지 말라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원금을 잃으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데 한참이 걸린다. 100만원이 50만원이 되면 손실은 -50%이지만 제자리로 돌아가려면 +100%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원금을 잃지 않아야만 스노우볼 효과(초기에는 적은 원금일지라도 이자에 이자가 붙어서 나중에는 큰 자산이 되는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10년 동안 10%씩 꾸준히 수익을 내는 포트폴리오가 10년 중 9년은 14%의 수익을 내고 한 번만 -20%의 손실을 낸 포트폴리오보다 수익률이 더 높게 나온다. 몇 %의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보다 리스크를 조금이라도 더 줄이는 게 중요한 이유다.

‘원금을 잃지 말 것’이라는 원칙은 결국은 가장 기본을 지키라는 의미이면서, 말 그대로 돈을 불리는 기본 원칙이다. 무리한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으면서, 작은 수익이라도 꾸준히 재투자하라는 것.

우리가 자산이 적을수록 머리 속에 염두에 둬야 할 첫 번째 생각은 수익에 있어서 ‘금액’이 아니라 ‘비율’을 중요시 하는 마인드일지도 모르겠다. 생겨난 수익을 그냥 털어먹어서는 언제나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무리 조금이라도 쌓인 수익을 차곡차곡 잘 키워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부자와 우리 같은 개미들의 또 다른 차이는 벌어들인 수익을 어떻게 대하느냐에서도 갈린다. 100만원 굴리면 2% 수익 나봤자 2만원이다. 소액이라고 여겨지니 왠지 공돈 같아서 쉽게 쓴다. 하지만 100억이면? 수익률 2%면 2억이다. 2억을 벌면 빌라라도 하나 더 사게 된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아가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뭐든 차곡차곡 모으고, 그것이 새롭게 확장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누군가의 말처럼 ‘티끌모아 티끌’인 세상일지도 도른다. 하지만, 문제는 그 티클이라도 안 모으고 있으면, 그냥 아무 답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수밖에.

이 글은 정보 제공용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수치와 제도는 작성 시점 기준이고, 투자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용약관

푼푼금융 에세이스트

금리·물가·산업의 변화를 살피고, 제 관점에서 시장과 투자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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