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인생의 한방을 꿈꾸다
주식, 인생의 한방을 꿈꾸다
그렇다, 주식. 그 애증의 대상. 애초에 주식 같은 걸 시작한 계기부터가 웃겼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2년 정도 지났을까. 그 해 여름은 하루하루가 무료했다. 조금씩 다른 듯하면서도 비슷비슷한 하루의 연속. 그러다 생각했다. “하루하루 바뀌는 게 뭐가 있을까?”
그렇다. 주가 지수. 왜 그게 떠올랐나 모르겠다. 차라리 날씨 같은 거에 관심을 가질 걸. 그러고 보니 대학시절 같이 자취를 했던 동기 녀석은 학업도 제쳐 두고 주식 공부를 했었는데. 매일 새벽 3시면 일어나서 미국 주식 시장 뉴스를 듣고, 차트를 프린트해서 자를 대고 줄을 긋던 그가 떠올랐다. 대뜸 전화를 했다.
“마, 주식 계좌 우째 만드노?”
“마, 하지 마라.”
우리의 통화는 짧게 끝났다. 그리고 그 통화는 그렇게 짧게 끝나서는 안 될 통화였다. 아니 말리려면 제대로 말렸어야지. 그날 그는 나에게 대해 적어도 주식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는 줬어야 했다. 그리고 그 뒤로 주식을 하면서 그가 나에게 알려주지 않았지만, 내가 알아낸 주식의 비밀을 아낌없이 적어보겠다. 세상에는 딱 두 가지의 주식이 있다는 점이다.
바로
내가 사면 내리는 주식
내가 팔면 오르는 주식
이었다.
내가 사서 그래, 서브프라임
그는 어떻게 주식 계좌를 터야 하는 지는 알려줬다. 남들 다한다는 모 증권사를 통해서 계좌를 만들고HTS(홈 트레이딩 시스템)를 깔았다. 하지만, 첫 화면을 보는 순간 질렸다. 뭔 놈의 창이 그렇게 많은지.
나름 봐 둔 주식이 하나 있었다. 한때는 세계 최초로 MP3플레이어를 만들며 잘 나가던 전자 업체. 호시절에 비하면 주가는 반의 반토막도 안 되었다. 가끔 신제품과 관련된 보도자료가 날아왔는데, 이번에 나온 신제품이 괜찮아 보였다. 여기저기 뉴스나 리포트를 봐도 지금이 바닥이라고들 했다.
그래서 일단 샀다. 소액이었지만 이게 사고 나니 사람이 바뀐다. 시도 때도 없이 매일매일 보게 된다. 그렇게 주식 계좌를 튼 지 일주일이 조금 지났을까. 갑자기 주식 시장 전체가 폭락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니 이게 뭔 일인가 싶었다. 그렇다. 나란 인간은 그런 인간이었다. 하필 주식을 시작해도 서브프라임이 터지기 일주일 전에 주식을 시작한 것이다
아니 뭐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는데…
누가 그랬다. 그럴 때는 “물타기”를 해야 한다고. 아니다. 물타기라니. 그렇다 남이 하면 물타기지만 내가 하면 ‘분할 매수’ 다. 오홋~ 아, 그렇지. 지금은 싸니까 더 담으면 손실률도 줄어들고 가격이 오르면 더 많이 먹을 수 있겠군.
가치 투자 vs 모멘텀 투자
그렇게 물타기를 했다. 그리고 한달 내내 시장은 폭락했다. 물을 타도 너무 일찍 탔다. 나의 주식도 덩달아 폭락했다. 물을 탓으니 손실금액은 더 커져 있었다. 그래도 한달이 지나니 주식 시장이 조금씩 회복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른 주식들은 하나 둘 오르는데 내가 산 주식은 그대로였다.
또, 누군가 그랬다. “주식은 가치주를 사서 장기투자 하는 거”라고. 그렇다. 나는 그렇게 이번에는 비자발적 가치투자자의 길을 걸어 보기로 했다. 하지만, 내가 간과한 것은 또 있었다. 나는 그리 심지가 굳은 인간이 아니었다. 내가 산 주식은 요지부동인데, 주식 시장은 소위 중국수혜주라고 불리는 조선주, 철강주, 중공업주 등등으로 훨훨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또 누군가 그랬다. “추세는 의외로 오래 간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고. 이왕이면 잘 나가는 놈이 더 잘 나갈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한달을 더 버티다 갈아탔다. 그리고 결과는 과연 그랬다. 한 때 -50%를 찍었던 계좌가 ‘물타기 신공’과 ‘주도주 갈아타기’를 통해 서서히 본전을 찾더니, 어느 새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서 있었다. 11월 초에 이르니 어느 새 수익률이 30%에 가까웠다. 갑자기 온갖 생각이 들었다.
‘뭐지? 주식이 이렇게 쉬운 건가?;
시장이 너무 좋으니 ‘주도주’라고 이름 붙은 애는 아무 거나 사도 수익이 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뭔가 불안함이 스멀스멀 스며들기 시작했다. ‘이게 이렇게 쉬울 리가 없는데…’
아니나 다를까, 운명의 날이 오고야 말았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다시 불거진 것이다. 주가는 쭉쭉 흘러내렸다. 일주일 새 +30%의 수익률이 -50%의 수익률이 될 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인간의 마음은 간사했다. +30%를 한 번 보았으니, 왠지 그 수익률이 되어서 팔아야 본전인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직 수익권일 때는 ‘아..5%만 다시 오르면 팔아야지.’라는 생각을 했고, 그러다 마이너스가 되니 본전만 되면 팔아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결국은 버티타버티다 못해 팔아치우고야 말았다. 가만히 있다가는 정말 깡통을 찰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 누군가는 또 말했다. “주식은 손절을 잘해야 한다.”고, “떨어지는 칼날은 잡는 게 아니다.”라고. 그리고 또 말했다. “주식은 예측이 아니라 대응이다.”라고. 그래서 ‘대응’이라는 걸 했고, 내 계좌의 푸른 손실은 그렇게 봉인되었다.
주식의 격언들은 너무나 많았다. 그것들은 언제나 옳았으나, 또 언제나 서로 상충했고, 그리고 깨달음은 언제나 늦게 찾아왔다. 해서 그 모든 말들은 허황되게 느껴졌고, 적어도 나에게는 잘못된 선택을 합리화하는 데에만 사용되었다.
그렇게 다시 -50%의 잔고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이번에는 주식 격언이 아니라 시가 떠올랐다, 교과서에서 만나던 그 시. 김영랑 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져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그렇다. 11월 어느 날, 그 하루 차갑던 날. 떨어져 누운 낙엽마저 바람에 휩싸이고, 천지에 수익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수익률은 서운케 무너졌다. 계절이 가면 모란은 다시 피기라도 하겠지만, 구멍난 내 계좌는 다시 필 가망이 없어 보였다. 찬란한 슬픔의 봄이 언제 올지, 아니 그 봄이 와도 나는 주식 시장에는 없을 거 같은 기분이었다.
안 한 놈은 있어도, 한 번만 한 놈은 없다
그런데 주식이란 게 그랬다. 안 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하고 마는 사람은 없었다. 투자라고 하지만 단기 트레이딩은 일종의 도박과 비슷했고, 어느 새 수익을 떠나 사고 파는 그 행동 자체에 중독이 되고 만다. 그래서 <심리투자원칙>이라는 책을 쓴 알렉산더 앨더는 주식 투자를 알코올 중독에 비유하기도 했다.
고객에게 편리 하라고 만들어 둔 HTS와 MTS의 수많은 기능들도 사실 마찬가지다. 쇼핑앱의 UX/UI가 고객의 구매전환율을 높이기 위해 한층 편한 기능을 더하듯, 증권사의 APP들도 그런 느낌이었다. 분명 더 편하고 좋으라고 만든 기능과 디자인이었지만, 그럴 수록 거래회전율을 더 늘어나곤 했다. 끊임없이 숫자가 바뀌는 호가창은 나를 유혹했다. 이래도 안 살래? 이래도 안 팔래?
아무튼 그 첫번쨰 충격 이후로 한동안은 쉬었지만, 주식은 계속하게 되었다. 그 사이에 누가 좋다는 종목에 들어가서 조금 먹기도 하고, 왕창 털리기도 하고. 아 역시 우량주를 사야지….라면서 산 주식이 갑자기 급등하기도 하고. 재무제표도 하나 볼 줄 모르면서 동전의 앞뒤면을 맞추는 기분으로 주식이라는 걸 했다. 경제학자들이 고른 종목과 침팬지가 고른 종목을 가지고 투자를 했더니, 오히려 침팬지가 고른 종목들이 더 나은 수익률을 보이더라는 얘기를 들먹이며 그런 행동을 합리화하기도 했다. ‘그래, 어차피 아무도 몰라.’
그러던 어느 날, 아는 동생이 연락이 왔다. “형, 이 종목 괜찮아요. 제가 며칠 후엔 돈 좀 보낼 테니까 좀 사둬주세요. 제가 직접 사기가 좀 그런 상황이 있어서요. 형도 좀 사세요.” 그냥 속는 셈 치고 조금 사봤다. 다음 날 눈을 떠보니, 읭? 상한가가 가 있었다. 정작 소스를 준 녀석은 사지도 못했는데 상한가를 친 거다. 뭔지도 모르는 횡재는 빨리 털어야겠다 싶었다. 그런데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오르는 것이다. 적게 산 것도 억울한데 더 오르다니… 아이코 배가 아팠다.
하지만, 작전주답게 몇 주 지나지 않아서 상승분을 고스란히 다 토해냈다. 그나마라도 먹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잊고 지내고 있는데 두어 달 후, 다시 연락이 왔다. “형, 이번에도 한 번 튈 거 같아요.” 오호~ 이번에는 가지고 있던 다른 주식들까지 다 팔아치우고, 몰빵을 했다.
그래, 인생 한방… 가즈아~~~!! 그렇다, 그렇게 갔다. 한방에 갔다. 다음날 오전에 쑤욱 치고 오르던 주가는 오후 들어 쭉쭉 빠지더니, 그 날 하루만 해도 최고점과 최저점이 30% 넘는 변동폭을 보였다. 그리고 그 다음 날부터 다시는 처음 산 가격을 회복하지를 못하고 쭉쭉 빠지기 시작했다. 처음에 소액으로 벌었던 수익의 몇 배를 털리고서도 헛된 기대를 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손절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뒤로도 한마디로 불나방과 같은 짓을 계속했다. 애초에 재미 삼아 시작한 일이니 등락이 큰 애들을 찾게 되고, 테마주라거나 문자로 날아오는 작전주에도 발을 담구기도 했고 남들 다 보는 차트도 좀 보겠다고 기술적 분석을 공부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래봤자 전혀 모르겠다 싶었다.
그러니까 그것은 어떤 바닷가 같았다. 가만히 한 곳에 앉아서 바다를 가만히 쳐다보면 파도의 패턴이 보인다. 조금씩 다 다르지만, 그래도 특정 지점의 파도는 비슷하다. 나름의 궤적이 있다. 이 정도면 안전하겠지 싶어서, 쪼그리고 앉아 있다 보면 어느 새 한 번의 파도가 쑤욱 치고 들어와 발을 적신다. 그러다가 어떤 날은 쓰나미가 들이닥치는 것이다. 주식 계좌에는 그렇게 푸른 물결이 차고 넘치기만 했다.
배당금이라굽쇼?
그렇게 한국 주식으로 죽을 쑤고 있는 동안, 미국 시장은 연일 신고가 경신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왔다. 저걸 해볼까 싶었다. 그러고 나서 공부를 시작해보니, 충격의 연속이었다.
일단 내가 세상의 전부로 알고 있었던 대한민국 주식은 전세계 주식 시장에서 끽해야 1~2%의 비중이라는 것이었다. 삼성전자가 아무리 잘 나간다고 해도, 미국에서 1,2위 먹는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한 종목의 시총이 코스피 전체의 시총을 넘는다는 걸 그제서야 알았다.(최근에는 애플 한 종목이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를 넘어섰다.) 그리고 주식 시장도 결국 선진국 시장과 신흥국 시장이 있고, 우리나라는 신흥국 시장이라서 주식 시장 중에서도 변동성이 크다는 것도 그제야 알았다. 미국은 세계 주식시장의 50~60%를 넘나드는 정도의 크기였다.
돈을 벌고 말고를 떠나서 미국 주식을 적게라도 사보니 주식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제일 좋은 점은 잡주는 안 건드리게 된다는 점이었다. 애초에 정보를 줄 사람도 없고, 영어로 된 기사들을 읽는 것도 귀찮고. 그러니 그냥 이름 대면 알 만한 주식들, 애플이니 마이크로소프트니, 하는 우량주만 사게 되었다.
우량주를 사뒀으니 크게 신경이 쓰이지도 않고, 그래서 가만히 묵혀 두게 된다. 거래수수료가 한국보다 비싸니 잦은 거래를 자제하게 되는 면도 있었다. 그러니 HTS도 들락거리지 않게 되고. 또 우리 나라 주식 시장과 달리 그냥 소문에 휘둘리기 보다는 결국은 실적에 따라 따박따박 내리거나 오르는 느낌이었다.
어느 날, 증권사에서 문자가 왔다.
“배당금이 입금되었습니다. 종목명 : XXXXX배당입금: USD 3.2.”
배당금이라니…그러고 보니 국내 주식을 하면서는 배당금이라는 걸 받아본 기억이 없었다. 배당금이라는 걸 주는 회사 자체가 드물고(하긴 이상한 잡주만 했으니…), 삼성전자 같은 몇몇 회사를 빼고는 1년에 한 번 밖에 안 주니 그 기간을 기다리기도 쉽지 않은 것이었다.
미국의 경우는 기관투자자(대형 자산운용사)가 대기업의 대주주인 경우도 많고, 주주의 권리를 중요시하다 보니 배당금을 주는 회사들이 많았다. 그리고, 배당을 주는 주기도 월,분기, 반기 등 짧은 경우가 많으니 배당금을 받는 주기도 짧고, 기다리기가 지루하지 않다는 장점도 있었다. 그 뒤로는 증권사에서 오는 문자를 기다리게 되기 시작했다.
주식의 근본은 무엇인가?
‘역시 천조국~!’ 같은 얘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다. 미국 시장도 언젠가 또 다른 금융위기가 닥쳐 폭망할 일이 생길 수도 있을 터다. 그러나, 먼저 생겨난 시장답게 조금은 주식이라는 것에 대해 새로운 시야를 갖게 해준 게 사실이었다.
공부를 하다 보니 주식회사라는 것의 역사가 참 오래되었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처음 생겨난 것은 16세기 암스테르담, 바로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였다. 해상무역사업을 하려니 돈은 많이 드는데 자본금이 부족해서였다. 그 당시의 해상무역사업이란 배가 난파라도 하면 전재산 털어먹을 수 밖에 없는 고위험 고수익 사업이었으니, 누구 한 명이 하기 힘든 사업이었다. 지금으로 따지자면 벤처 사업이랄까. 그래서 사람들의 돈을 모은 것이다. “우리가 OO라는 사업을 할 건데 투자 좀 해줘. 대신 수익이 나면 나눠줄게.”
어쨌거나 이 회사는 처음에 약속했던 3.5%의 배당 수익을 넘어서 1602년~1696년 동안 평균 배당수익률이 20% 안팎이었다고 한다. 1000만원 투자했으면, 해마다 200만원씩 따박따박 받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뭐, 애플이 부러울 일이 없는 게다.
그렇다. 애초의 주식이란 매매차익을 위해서 생겨난 것이 아니었다. 어떤 회사에 투자를 하고, 그 회사가 성장하면서 일어나는 수익을 공유하자는 게 그 취지였다. 그런데 호가창을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은 들어설 여지가 없다. 싸게 샀다가 비싸게 팔아야 돈을 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단기 투자의 세계에는 수많은 기관, 투자자들이 실시간으로 쳐다보고 있는데, 직장인이 이 바닥에서 이길 생각은 없다는 생각이 그제서야 새삼 들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나름 의리(?)라고 어떤 정보라는 게 생기면 서로 열심히 공유하던, 지인들의 단톡방을 쭈욱 다시 보고 있으니 괜히 웃음이 났다. 마치, 전교 꼴등을 포함해서 서로 꼴등 피하려고 경쟁하는 애들끼리 모여서 ‘공부 잘하는 법’에 대해서 서로 토론을 한다면, 이런 게 아닐까 싶었다.
문득 한 가지 확신이 들었다. 단타로 돈을 벌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근데 그 사람이 적어도, 나는 아닐 거라는 확신이 말이다.
[Check Point]
서점에 가면 한 켠을 가득 채우는 것이 주식관련 서적들입니다. 차트를 따라잡는 기술적 분석,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펀더먼털을 파고드는 기본적 분석 같은 분석의 방법론은 시작일 뿐입니다. 쿼트 투자, 스마트 베타 전략, 올웨더 포트폴리오 등등 다양한 투자와 트레이딩 이론까지 그 책제목들만 보아도 머리가 핑핑 돌 정도입니다. 누군가는 ‘저점 매수, 고점 매도’를 하라고 하고, 누군가는 ‘바이 앤 홀드(Buy & Hold)’ 전략을 하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주식을 하는 이들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이거 저거 따라하다가 망하기 일쑤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개미투자자들의 폭망 테크를 압축적으로 구현(?)해 낸 것이 저의 경험담입니다.
그렇다면, 주식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정확한 답은 아직 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주식 투자를 시작하시는 분들이라면 배당주 위주의 투자를 위주로 시작해보라고 추천드리겠습니다. 앞에서 동인도회사의 이야기처럼, 어쩌면 가장 주식의 본질에 충실하고, 그 근본에서부터 하나 둘 배워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투자라는 것은 결국 지금 내가 가진 자산을 가지고 더 나은 수익률을 얻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동일한 투자원금을 가지고 정기예금, 채권, 배당주, 그리고 배당금이 없는 주식에 투자했을 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해봅시다.우선 투자 원금은 모두 100만원이고, 금리는 3% 정도 된다고 생각해보죠.
정기 예금은 원금 보장이니 투자원금이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해진 이자를 줍니다. 1년 후에는 103만원의 돈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채권의 경우는 시장의 금리 변동에 따라서 채권의 가격이 변동될 수 있습니다. 금리가 1% 오르면 1% 정도 내리고, 금리가 1% 내리면 1% 정도 오르겟죠. 반면 받기로 되어 있는 이자는 고정입니다. 그렇다면 1년 후에 받을 수 있는 돈은 102~104만원 정도의 변동성이 있습니다. (뒤에서 다시 자세하게 설명하겠습니다.)
배당주의 경우 배당수익률을 살펴 봅니다. 지금 이 주식은 가격이 1만원이고 배당금이 500원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배당수익률은 5%가 되죠. (일단 정기예금보다는 높네요.) 이 주식을 100주를 산다면 주가가 1년 동안 바뀌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1년 후에 105만원이 들어옵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실적이 나빠지거나 주식 시장 자체가 폭락한다면 투자원금에서 5만원 이상의 손실이 나서 전체 수익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실적이 좋아져서 주가가 오른다면 시장 금리보다 높은 배당수익을 얻으면서 동시에 매매차익도 얻을 수 있게 되는 거죠. 다음 해에는 배당금도 오늘 수 있겠지요.
저 3가지 자산의 차이는 결국 투자원금의 변동성과 투자수익의 변동성의 차이입니다. 정기예금은 둘 다 고정되어 있고, 채권은 투자원금이 변동성이 있지만 제한적입니다. 배당주는 둘 다 변동성이 있지만, 적어도 배당금이라는 투자 수익이 최소한의 준거점이 되어줍니다. (배당금을 주지 않는 주식은 그 최소한의 준거점조차 없기에 초보 투자자들이 가치를 산정하고 적정 가격에 투자하기가 더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배당주 투자라고 해서 배당수익률이 높은 주식만을 고를 필요도 없고, 그냥 배당금이 들어오는 종목(그리고 성장성이 있는 종목이라면) 이라면 일단 뭐라도 소액으로 투자를 해보세요. 자산이 자산을 불려주는 경험 자체가 우리 같은 초보 투자자에게는 드문 경험이고, 책으로 읽는 것과 달리 자신의 계좌에 단 몇 백원이라도 들어오면 투자를 대하는 시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배당금을 주지 않는다면 나쁜 주식일까요?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배당금은 결국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을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입니다. 만약에 기업이 주주에게 나눠주는 대신 그것을 재투자하여 더 높은 성장을 이루어낸다면, 배당금보다 주가가 더 많이 상승할 수도 있습니다. 배당금을 5% 주는 대신 주가 상승이 10% 이상 된다면 주주 입장에서는 더 이익일 수도 있죠. (아마존처럼요)
기업의 가치를 산정하는 방법들은 너무 많고, 또 시장 상황에 따라서 가치 측정의 방식들도 너무 다양합니다. 처음 주식을 공부하다 보면 PER, PBR, ROE, EV/EVDITA,PSR,PEGR 등등 숱하게 많은 지표들 사이에서 길을 잃게 됩니다. ‘PER은 주가수익비율’ 이라고 밑줄 쫙 긋고 골백번 외운다고 해서 실제 수익을 내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도 않습니다. 그런 지표들조차도 자신이 하나하나 투자를 하면서 고민하면서 깨우쳐 가야 그제서야 조금이라도 감이 오게 됩니다.
부동산 투자를 좋아하는 분들을 보면 서울 시대의 아파트 이름을 다 외우는 경우가 흔합니다. 거기는 원래 분양가가 얼마였는데, 3년 전에는 얼마였고 요즘에는 얼마다. 같은 것들이 툭툭 나오죠. 로얄 층과 동은 가격이 얼마나 차이가 나고, 주변에 호재가 뭐고 학군은 어떻고 생활환경이 어떤지도 줄줄 꿰는 경우도 많습니다. 주식 투자도 정말 열심히 하는 분들을 보면 그렇습니다. 상장 기업 2400개를 섹터별로 나누고, 그 종목들이 어떤 산업에 속하고, 어떤 다른 종목의 실적과 연관이 있는지를 압니다. 자신의 관심종목이라면 최근 3년 간의 매출과 영업이익과, ROE 등을 줄줄 뀁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주식투자를 오래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체계적으로 하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멋진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 처음부터 벤치 프레스 100kg에 욕심을 내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소소하게 매일 팔굽혀펴기라도 하나씩 늘려가면 됩니다. 주식투자도 그렇습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주식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차근차근 나아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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