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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zyFin

투자에도 체험학습이 필요하다

푼푼금융 에세이스트2026.11.01

투자에도 체험학습이 필요하다

투자의 원칙이나 격언들은 옛 성현들의 말씀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하나하나 다 맞는 말이다. 그리고 너무 뻔하다. 그런데 지키려면 어렵다.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다. 투자의 대가들이 해주는 이야기들도 마찬가지다. “원금을 잃지 마라”. “시장의 탐욕과 공포에 휩쓸리지 마라.” 등등.

그런데 공부를 하다 보면 왜 대가들의 이야기가 뻔할 수 밖에 없는지 조금은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그 뻔한 말들을 실제로 체득하고 실행하는 것 이야말로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정작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는 이들은 드물고, 그것을 실제로 실천하는 이들은 더 드물기 때문이다. 그런 불나방 같은 투자자들을 보면서 투자의 대가들은 답답한 마음에 했던 말을 또 하고 또하는 것이리라.

무협영화를 한 번 떠올려 보자. 부모님의 복수를 위해 강호의 고수를 찾아간 주인공은 허구헌날 마당 청소와 몇 리나 떨어진 우물까지 물을 길러가는 일만 몇 년을 하게 된다. 그는 “이게 뭐야, 나는 화려한 540도 돌려차기를 배우고 싶다고.”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에라이, 못 해먹겠다’ 이 따위 노동착취 엉터리 영감탱이한테 안 배우겠다고 짐 싸서 도망가려는 우리의 주인공. 그제서야 술에 꼴아 있던 영감탱이가 와서 뜯어 말릴 것이다. 툭탁툭탁거리는데 얻어맞기는 해도 이상하게 맷집이 좋아진 느낌이다. 그렇다. 그 몇 년이 헛된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물을 뜨러 다니면서 하체의 힘을 길렀고, 하도 빗자루를 잡고 몸통을 쓰다 보니 코어가 단련이 되었을 테다.

이제 이 엉터리 영감탱이가 기마 자세 정도는 가르쳐 줄 것이다. 기본은 갖춰졌으니 기술은 이제 그 위에 차근차근 쌓아 올려가면 된다. 사부가 처음부터 멋진 돌려차기를 가르쳐줬다면, 운좋게 한 두번 성공했을 수도 있지만, 하체와 코어가 덜 되어 있었으니 허리가 나가서 쓰러졌을지도 모를 일이었을 테다.

뭐라도 해봐야 한다

결국 세상 대부분의 일들은 이론과 경험이 함께 쌓여야 내 것이 되게 마련이다. 그래야 우리는 그것을 제대로 알고 조금이나마 체득할 수 있다. 실제로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하기에 우리는 아이들에게 그렇게 ‘체험’을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렇게 당연한 습득의 이치를 투자의 세계에서는 많은 이들이 간과한다. 그래서 마법의 금융공식을 알게 되면, 어떤 특별한 투자 이론이나 투자법을 배우면, 누가 좋은 종목을 콕 찝어주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데드리프트를 알려주는 유튜브 영상을 백 번 봤다고 해서 내 몸에 근육이 생기지는 않는다. 레이 달리오와 워렌 버펫, 하워드 막스의 인터뷰 영상을 백 번 본다고 해서 내가 갑자기 투자를 잘하게 되는 일은 없다.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보고 공부하는 것은 머리 속으로 밑그림을 그리는 데는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작은 투자 금액으로나마 조금씩 시도해보면서 차근차근 밟아가지 않는다면, 그 논리들이 나의 투자 근육이 되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그리고 투자도 운동과 마찬가지다. 그럼 이제 투자의 피트니스 센터로 찾아가자.

그렇다면, 투자의 피트니스 센터는 어디일까? 증권사다. 은행이 아니다.

물론 은행에서도 펀드, 보험, 심지어 ETF 등 다 판다. 은행이 더 많고 친숙하니까 거기에서 온갖 금융상품을 다 사는데 그러지 말자. 뭘 사든 수수료가 더 비싸다. 특히 ETF를 ‘특정금전신탁’이라는 형태로 판매하는데, 믿고 거르자. 증권사 앱 다운로드 받아서 직접하면 수수료가 반의 반도 안 된다. 은행은 지점도 운영해야 하고 사람이 상담도 해주니 운영비가 더 드는 건 이해하지만, 우리는 스마트한 소비자니까 앞으로는 같은 물건 사면서 수수료 더 내는 호갱짓은 하지 말자.

은행에 가서 만들어야 하는 건 딱 세 개 뿐이다. 월급통장(입출금통장), 청약통장, 마이너스통장(그러니까 대출). 은행에 예적금 들 돈이 있으면 차라리 은행 주식을 사는 게 낫다. (은행 금리는 2% 미만이지만, 은행 주식의 배당수익률은 2020년 8월 현재 5~6%에 이른다. 100만원을 예금으로 가입하면 2만원이 나오지만, 은행 주식을 사두면 6만원의 배당금이 나온다는 얘기다. 대한민국의 4대 은행 중 3곳은 외국인 지분이 60%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가 한 주라도 더 사서 갖고 있는 게 낫지 않겠는가?)

얘기가 잠시 새었지만, 이제부터 우리가 증권사에서 해야 할 일을 찾아보자. 요즘은 꼭 지점을 가지 않아도 모바일 앱으로 비대면 계좌개설이 가능하다. 그럼 무엇부터 해볼까.

첫째, 증권사 계좌는 종류별로 다 만들자.

계좌의 종류를 알고 만드는 것, 금융과 친해지는 시작이다.

투자 아이디어가 있을 때 빠른 실행을 할 수 있는 기본이다.

아무튼 투자의 피트니스 센터는 증권사다. 운동을 하겠다고 피트니스 센터에 가면 젤 먼저 뭘하나. 그렇다. 기구가 뭐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러니 증권사에 어떤 계좌들이 있는지부터 알아보자. 그리고 일단 아래에 있는 계좌들은 다 만들어놓자. 계좌라도 있어야 나중에 투자를 제깍제깍하게 된다. ‘오오~ 금값이 마구마구 오르네. 금 좀 사야지.’라고 생각을 하다가도 계좌 만들기 귀찮아서 안 하는 이들이 숱하다. 일단 쓰든 안 쓰든 만들어 놓자.

종합위탁계좌 : 국내주식, 해외주식, 채권, 펀드 등을 살 수 있는 계좌.

CMA (Cash Management account) : 단기성 자금을 굴려준다. 돈을 넣어두면 알아서 단기 채권을 사서 돈을 굴려주고 은행대비 조금 높은 이자를 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금 현물 계좌 : 한국거래소(KRX) 현물 금 거래를 할 수 있는 계좌다. 금 투자를 할 때 유용하다.

최근에는 종합위탁계좌와 CMA계좌를 통합으로 해서 만들어주는 경우도 많다. 일단 저 3개의 계좌들은 계좌에 따라서 살 수 있는 자산과 상품에 차이가 생긴다고 보면 된다.

다음에 나오는 계좌들도 증권사에서 만들 수 있다. 이 계좌들은 정부에서 세제 혜택을 주는 계좌들이다.

ISA (Individual Savings Account) : 펀드, ETF, 리츠(REITS),  ELS, 등 금융상품에 5년 이상 투자시에 절세 혜택을 주는 계좌.

IRP(개인형 퇴직연금) : 예금, 펀드, ETF, 리츠(REITS) 투자 가능. 연 700만원까지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계좌.

연금저축펀드(개인연금) : 펀드, ETF 등에 투자 가능, 연 400만원까지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계좌

계좌들의 이름이 제각각이라고 어려워하지 말자. 이 계좌를 일종의 포인트 카드라고 생각해보자. 스X벅스 포인트 카드라고 생각하자. 계좌에 돈을 넣으면 카드를 충전한 것이다. 그러면 이제 커피나 케이크나 뭐가 되었든 살 수 있다. 그런데 스X벅스에서 고객들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10만원 충전하면 1만원을 더 충전해주는 이벤트를 해주기로 한다. 또, 주머니 사정이 안 좋은 청소년만 가입할 수 있는 포인트 카드 제도도 만들었다고 하자. 여기에는 10만원 충전하면 2만원을 충전해준다.

정부에서도 국민들에게 금융생활을 권장하기 위해 이런저런 ‘프로모션’(?)을 한다. 이 프로모션으로 혜택을 주고 싶은 이들에게만 가입 자격을 준다. 이제 계좌를 만들면 보통은 세금을 깎아주는 ‘세제 혜택’을 준다. 지금은 신규 개설은 할 수 없지만, 해외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비과세해외펀드’ 계좌라는 게 있었다. 그 계좌를 통해 해외펀드에 투자를 하면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다. 물론 혜택을 주는 만큼 요구하는 것도 있다. 특정 기간 동안 유지해야 하거나, 리스크가 너무 큰 금융 상품의 경우에는 구매를 할 수 없거나 하는 제한 등이 걸려 있다.

아무튼 너무 특이한 계좌들이 많다고 쫄지 말자. 이건 그냥 포인트 카드이고, 여기에 어떤 프로모션 혜택이 있고, 그 혜택을 다 받으려면 지켜야 하는 일종의 룰이 있다는 것. 그것만 기억하자.

둘째, IRP + 연금저축펀드를 굴려라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군들의 변화를 느껴볼 수 있다.

‘항상 굴려야 하는 자산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장을 보는 시야가 달라진다.

저 수많은 계좌들 중에서 꼭 시작해야 할 것은 IRP(개인형 퇴직연금)와 연금저축펀드(개인연금). 둘 다 ‘연금’이라는 이름이 들어가고 실제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비슷한 측면이 있다. 처음의 취지는 조금씩 달랐으나 점점 서로 비슷해지는 면도 있다. 다만 둘 다 ‘개인의 노후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착실히 저축하면 세제 혜택을 줄게’라는 의미의 계좌라고 생각하자.

두 계좌의 차이를 일단 한 눈에 요약해서 보자.

IRP는 말그대로 퇴직연금이다. 이직을 한 번이라도 해본 분들은 이 계좌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퇴직금을 수령하기 위해서 꼭 만들어야 하는 계좌다. 보통은 이렇게 받아서 냉큼 빼서 쓴다. 하지만 이 돈을 은퇴시까지 계속 굴리고 싶다면 IRP 계좌에 넣어두면 된다. 또 동시에 여기에 게 개인이 따로 저축을 할 수 있다. 그러면 나라에서는 이 저축금액(개인적립금)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다. 연금저축펀드는 가입대상의 제한이 없다. 그리고 개인이 자신의 노후를 위해 그냥 가입하면 된다.

두 계좌모두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데 공제률은 연봉 5500만원 이하는 16.5%, 연봉 5500만원 이상은 13.2%로 조금 차이가 있다. 두 계좌 통합으로 700만원까지의 세액 공제 혜택을 주기 때문에 아래와 같이 활용하면 좋다. (중도 해지시에는 세액공제 받은 금액을 고스란히 토해내어야 하니 주의하자. )

IRP 700만원

IRP 300만원 + 연금저축펀드 400만원

운용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은 IRP가 조금 더 범위가 넓다. 예금이나 ELS, 그리고 증권사에 따라 리츠 상품까지 편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주식형 자산의 편입이 70%로 제한되어 있어서 조금 더 보수적으로 굴리게끔 되어 있다. 또 IRP의 경우 계좌 개설만으로도 관리 수수료가 있는데, 최근 들어 퇴직금이 아닌 개인적립금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 증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계좌들을 통해서 우리는 ETF와 펀드를 사서 운용할 수 있다. 물론 당연히 투자형 상품이니 손실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세액 공제 혜택만큼의 수익을 보고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좋다. 그대로 연금 계좌들이기에 장기투자를 염두에 두고, 꾸준히 적립하다 보면 시장의 변동성을 최대한 회피할 수 있다. 그리고 채권형 펀드(ETF)와 주식형 펀드(ETF)를 매입하여 지켜보고 관리하는 것은 그 자체로 시장을 느껴보는 기본적인 훈련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연금 자산이 쌓여갈수록 시장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어떻게든 굴려야 하는 자산이 있다’는 것, 그 포지션에 처해보는 것만으로도 시장 큰손(기관투자자)들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

셋째, 배당주 혹은 배당 ETF를 사볼 것.

  • 자산이 돈을 벌어주는 경험을 느낄 것

우리는 대부분 자산이 없다. 그러니 자산이 돈을 벌어주는 경험 자체가 부재한 경우가 많다. 인컴 수익이라는 걸 받아본 적이 없는 것이다.( 왜,또 눈물이…) 해서 어떤 투자를 하든 매매 차익만 노리게 된다. 반기 배당을 하는 삼성전자 같은 주식을 조금이라도 담아보자. 그게 아니면 미국 배당주라도 한 주 담아보자. 미국에는 분기 배당은 물론 심지어 월 배당을 해주는 주식이나 ETF들이 적지 않다. 여기서 하고 싶은 얘기는 그냥 일단 아무거라도 사보고 매달 몇십 센트라도 내 계좌에 배당금이 들어오는 경험을 해보라는 것이다. 우선은 개별 주식보다는 배당주 관련 ETF들을 이용해서 차근차근 시작해보자.

이 글은 정보 제공용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수치와 제도는 작성 시점 기준이고, 투자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용약관

푼푼금융 에세이스트

금리·물가·산업의 변화를 살피고, 제 관점에서 시장과 투자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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