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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zyFin

서로 싸게 팔려고 난리라고? 환율

푼푼금융 에세이스트2026.11.01

26 서로 싸게 팔려고 난리라고? 환율

앞에서 금리는 한 국가 안에서의 ‘돈의 값’이라고 했다. 환율은 국가 간에 오가는 돈의 값라고 생각하면 좋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 게 있다. 무엇이든 물건을 파는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을 비싸게 팔고 싶게 마련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자신이 가진 것을 싸게 팔고 싶어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자국의 통화다, 바로 자국의 화폐 가치 말이다.

왜 서로 자신의 돈이 가치가 없게 만들고 싶은 걸까? 그래야 수출을 하기에 수월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모 대통령이 북한에다가 그런 것을 요청한 적이 있다.국내 여론을 달래기 위해 "우리가 보기에는 사과이지만, 북한이 보기에는 사과가 아닌 것을 해달라."고.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싶지만 국제 무역에서는 이런 게 가능하다.

"우리가 팔 때는 비싸게 팔지만, 당신들이 살 때에는 싸게 해주겠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싶지만, 사실 이게 가능하고 대부분의 나라들이 이걸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바로 '환율이 개입하는 순간, 저 이율배반적인 명제는 현실이 된다.

환율이란 말 그대로 한 나라의 돈과 다른 나라의 돈의 교환 비율이다. 1달러가 1000원이라고 치자. 그런데 1달러가 1100원으로 환율이 오른다면? 이제 1달러를 살 때 더 많은 한국 돈(원화)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그만큼 내가 갖고 있는 한국 돈(원화)의 가치가 떨어졌다(절하)는 의미다. 그래서 환율인상 ='원화절하'라고 표현한다.

반대로 1달러가 900원으로 환율이 내리면, 1달러를 살 때 더 적은 한국 돈(900원)으로 살 수 있으니 그만큼 원화의 가치가 올랐다(절상)는 뜻이다. 그래서 '환율인하= 원화절상'이 된다.

자 그럼 "우리가 팔 때는 비싸게 팔지만, 당신들이 살 때에는 싸게 해주겠다."라는 저 앞뒤 안 맞는 거 같은 말이 어떻게 가능해지는 한 번 보자

우리나라에서 어떤 물건을 만들어서 수출한다고 생각해보자.  A라는 제품을 만드는데 1000원이 드는데, 미국에 팔면 2달러(=2000원)를 받을 수 있다고 하자. 그럼 하나 팔아서 1000원을 벌 수 있다.그런데 환율이 올라서 1달러가 1100원이 되면? 그럼 A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똑같이 1000원인데. 팔아서 2달러를 받으면 2200원이 되니 200원을 더 벌게 된다. 이제 2달러가 아니라 1.90달러에 팔아도 2090원(1.90달러 *1100원)니 90원은 더 번다.

한 마디로 환율이 오르면 '우리가 팔 때는 비싸게 팔지만, 당신들이 살 때에는 싸게 해주겠다."는 말이 현실이 된다. 반대로 1달러가 900원이 되면, 팔아봤자 1800원을 벌게 되니 원래보다 200원이 손해가 된다. 그만큼 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어떤 상황에서는 가격을 올려야 하니 국제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저건 수출을 하는 기업의 입장이고, 일반 소비자의 관점은 조금 다를 수 있다. 그냥 쉽게 외국에 여행갈 때를 생각하면 된다. 환율을 떠나서 원화절상, 원화절하라는 단어만 봐도 이미 알 수 있다. 내가 갖고 있는 게 가치가 오르면 일단 뭐든 좋은 거다. 내가 기본적으로 벌고 쓰는 게 원화인데 그게 가치가 올라갔으니 외국에서 무얼 사도 조금이나 더 싸게 살 수 있다. 똑같은 돈을 벌어도 더 높은 구매력을 갖출 수 있는 거다. 꼭 외국에 나가지 않더라도 국내에 수입되는 제품들도 조금이나마 더 싸게 살 수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도움이 된다.

이렇다 보니 수출을 통해 자국 산업을 부양하고 싶은 각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자국의 통화 가치를 낮추고 싶은 속내가 있게 마련이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선포하고 지금 저 미중 무역분쟁의 난리가 난 것도 다 저런 이유 때문이다.

환율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고정환율제도, 단일변동환율제도, 복수통화바스켓 제도 등등 다양한 환율 제도가 있었지만, 1997년 IMF 사태 이후 우리 나라는 자유변동환율제도를 택하고 있다. 그게 의미하는 바는 한 가지다. 이제 통화 또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그 가치가 정해진다는 거다.

그럼 그 통화에 대한 수요와 공급은 어떻게 정해질까? 이번에도 앞에서 본 '성장(펀더멘탈'과 '금리'라는 단어가 나올 수 밖에 없다. 한 나라의 환율을 결정하는 것도 결국 이 두 가지 요소다.

한 나라의 경제 펀더멘탈 (성장률)

한 나라의 금리

첫 번째 그 나라의 경제가 매력적이어야 한다. 외국인들이 우리 나라에 투자할 때 달러로 할 수는 없다. 달러를 원화로 환전을 해야 한다. 우리가 외국에 투자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전세계 다른 나라 경제의 2% 성장률도 죽 쑤고 있는데, 우리 나라만 연 경제 성장률이 10% 오른다고 치자. 외국 투자자들이 보기에는 우리 나라 기업의 주식이 매력적으로 보일 테다. 그렇다면 우리 나라의 자산을 사기 위해서 달러를 원화로 바꾸려고 할 것이고 원화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자연스럽게 원화의 가치가 올라가고(원화절상), 환율은 내려갈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금리다. 이론적으로는 금리가 높은 나라의 통화일수록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A국은 금리가 5%인데, B국은 금리가 1%라고 하자. 그렇다면 B국의 사람들은  A라는 나라의 화폐로 바꾸어 그 나라 통장에 넣어두면 자국에 투자하는 것에 비해서 4%가 남는다.

금리가 1차 방정식이라면, 환율은 2차 방정식에 가깝다.

환율은 두 통화 간의 교환비율이고, 일종의 상대가격이다. 즉 자국의 경제상황이나 금리 뿐만 아니라 타국의 경제상황들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다. 또한 제3국의 경제상황조차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똑 같은 재화가 A라는 나라에서 사올 때와 B나라는 나라에서 사올 떄의 가격이 환율 등에 의해서 차이가 생긴다면 조금이라도 더 싼 곳에서 사게 될 것이다.

개인이 외국에서 물건을 산다고 생각해보자. 환율을 계산해 봤더니 똑같은 컴퓨터가 미국에서는 80만원인데 일본에서 70만원이라면 일본에서 사게 된다. 이런 식으로 제3국의 환율이 우리의 거래상대방에게 영향을 끼쳐서 원화에 대한 수요-공급을 흐트러트릴 수도 있다.

위에서 설명한 것은 기본적인 상관 관계이다. 세상 모든 일이 맥락이라는 게 중요하듯, 특히 과학적인 법칙이 아닌 경제의 경우에는 주요한 요소들이 시장의 흐름을 만들어내지만, 동시에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예외적인 상황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경기가 불황인데도(펀더먼탈)이 나쁜데도 원화가 강세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불황으로 인해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준다면, 들어오는 달러보다 나가는 달러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더 적으니 환율이 올라갈 수 있다. 또는 한국은행에서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당장 원화가 강세가 되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금리를 올리면 주가에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주식 이외에 상대적으로 채권 등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럼 외국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국내 주식을 팔고 국내 채권을 사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그런데 국내 채권시장은 국내 주식 시장만큼 활성화되지 않아 있으니 주식에서 빠져나가는 돈에 비해서 채권시장으로 들어오는 돈은 적어진다. 한 마디로 금리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한 자산의 속성에 따라 이탈하는 달러가 더 많아지는 것이다.

결국 환율은 두 통화 간의 수요와 공급이라는 큰 법칙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펀더멘탈과 금리라는 두 개의 주요한 요소가 있긴 하지만, 각국의 사정과 경제 상황의 맥락에 따라서 실질적으로 현실에서는 다른 형태로 반영되기도 하는 것이다. 특히나 달러/원 환율의 경우 우리의 내부적인 이슈보다도 미국의 경제 이슈에 따른 달러화의 흐름에 더 많이 좌우 받게 된다. 마치 질량이 더 큰 행성이 다른 행성과의 관계에서 더 큰 인력을 발휘하듯, 환율의 흐름은 그렇게 움직인다

이 글은 정보 제공용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수치와 제도는 작성 시점 기준이고, 투자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용약관

푼푼금융 에세이스트

금리·물가·산업의 변화를 살피고, 제 관점에서 시장과 투자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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