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홈트] 금리와 인플레이션 사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미국이 테이퍼링과 함께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이유는 뭘까? 그렇다.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바로 물가 상승. 그럼 도대체 물가가 오르는 것과 금리 인상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지금까지 미국연방준비은행에서 시중의 통화량을 늘리기 위해 양적완화라는 걸 했다. 즉 시중의 자산을 사들이면서 시중에 돈을 풀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중의 통화량은 중앙은행이 돈을 푸는 만큼만 늘어나는 게 아니다. 그것보다 훨씬 많이 늘어난다. 어떻게?
신용 창출이 불러오는 통화량 증가
바로 ‘신용 창출’을 통해서다. 말이 어렵다고 내용이 어려운 건 아니니 긴장하지 말자. 어차피 우리가 매일 하는 일이다. 우리의 지갑 속에서는 ‘신용’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게 있다. 바로 신용카드. 말 그대로 지금 내가 당장 돈을 지니고 있지는 않지만, 나의 능력(?)을 믿어주는 누군가가 미리 이 카드만 받고도 재화를 준다. 내 계좌에 100만원 밖에 없지만, 신용카드 한도가 100만원이라고 한다면 나는 200만원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신용카드 한도로 인해서 부여 받은 100만원이라는 액수는 실제로는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은 아니다. 이것은 내가 나의 미래의 돈(구매력)을 미리 당겨와서 쓰는 것이다. 그렇다 신용은 바로 그런 거다. 실제로는 없지만 당겨 쓸 수 있는 돈(구매력).
저건 신용카드회사와 하는 행동이지만, 사실 우리가 가장 ‘신용’을 많이 빌려쓰는 곳은 바로 은행이다. 우선 가장 직관적인 것은 ‘신용’ 대출이지만 나머지 대출들도 다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 자 이 신용이라는 건 어떻게 시중의 통화량을 증가시킬까? 내가 은행에 가서 3억을 빌리면, 은행은 내 계좌에 3억을 넣어준다. 그럼 나의 은행 계좌의 예금 부분에는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돈3억이 들어오고, 대출 계좌에는 나중에 갚아야 할 돈이 3억 생긴다. 자, 이제 내가 이 돈으로 집을 사든 뭘 사든 하면 그 돈이 시중에 풀리게 된다. 대출받은 돈은 나중에 갚으면 되지만, 대출 받은 돈은 당장 사용 가능하니까, 시중의 구매력(수요)는 또 이렇게 늘어난다. 시중의 돈은 저런 식으로 늘어난다. 한 마디로 ‘빚’이라는 형태로 미래에서 가져온 돈이 시중에 떠도는 셈이다.
결국은
“신용 = 부채 = 빚 = 레버리지 = 미래에서 땡겨온 돈”
다 같은 말이다.
세상의 재화는 한정되어 있는데, 통화량만 급격히 늘어난다면 인플레이션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금리가 낮을수록 사람들은 더 부담없이 돈을 빌린다. 시중에 그만큼 미래에서 땡겨온 돈들이 더 많아진다는 얘기다. 사실 각국 중앙은행의 가장 큰 목표는 물가안정이다. 경제 위기 때마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돈을 풀어내지만 그들의 목표는 경기 진작 같은 게 아니다. 그러니 갑자기 미국 물가상승률이 6%을 넘어서니 연준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금리에도 역시나 수요와 공급이 작용한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 보자. “한은 기준금리 내렸는데 대출금리는 왜 오르나?” 같은 기사를 접하게 된다.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라는 궁금증이 들 수밖에 없다.
중앙은행이 정하는 기준 금리는 어디까지나 ‘기준’일 뿐이다. 사실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정한다고 했을 때, 그 기준이 시중금리에 그대로 반영되는게 아니다. 실제로는 시장금리가 자연스럽게 내려가도록 시중의 통화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시중 은행들 사이에 지급준비금을 맞추기 위해 서로 빌려주고 빌리는 거래가 이루어지게 되는데, 중앙은행은 이 거래에 개입하여 그 대출의 금리를 기준 금리 수준에 맞추는 식으로 기준 금리 조절이 이루어지게 된다. 은행간 금리가 기준 금리보다 더 오르면 돈을 풀고, 내리면 돈을 거두어 들이는 식으로 말이다
이런 식으로 먼저 초단기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자연스레 장단기 시장금리, 예금 및 대출금리까지 그 효과가 이어지게 만든다. 따라서 기준금리를 인하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는 하지만, 시차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시장에는 이미 거래되고 있는 채권들이 있고, 정부, 은행,회사 등 돈이 필요한 이들 개별 주체들의 사정이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에서 기준 금리를 낮게 하겠다고 발표해도, 만약 정부에서 재정 적자 등의 이유로 국채를 많이 발행해야 이슈가 있을 수 있다. 많은 국채를 팔려고 하면 결국 이자를 많이 줄 수 밖에 없다. 돈이 아쉬우면 결국은 가산 금리를 더 줄 수밖에 없으니까. 결국 기준금리가 시중금리의 기본 하한선을 정해주긴 하지만 시장에 돈을 공급하고 필요로 하는 주체들의 상황에 따라 시중금리는 상승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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