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생각한다] 과열의 징후들
최근까지의 자산 시장이 버블이었다고 단정지어 말하기는 어렵다. 분명 성장은 있었으니까. 그리고 버블은 꺼지기 전까지는 버블이라고 인식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히 오버슈팅되었던 부분은 있다고 느껴졌던 건 사실이다.
아래 나스닥 10년 차트를 보자. 추세선을 고점만 잡아서 그어주더라도 코로나 이후의 구간은 과도한 슈팅이었다는 게 보인다. 코로나로 인한 제로금리와 양적완화가 가져온 유동성을 고려한다면, 당시로서는 합리적인 투자였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제자리로 돌아가리라는 걸 염두에 두고 있었어야 했던 것이다.
출처 https://www.nasdaq.com/market-activity/index/comp
주식 시장의 지표
장기적 관점에서 주식시장이 과열되었는지를 살펴보는 지표들이 몇 가지 있다. 하나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던 로버트 쉴러 교수가 만든 ‘쉴러 P/E 지수’다. S&P500지수의 시총을 분자로,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10년치 평균값을 분모로 한다. 주가가 지난 10년간 평균 주당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배수가 높을수록 고평가되었다는 의미다. 지속적인 저금리로 인한 주식에 대한 시장의 선호를 반영하더라도 2010년 이후의 상승은 꽤 가팔랐다.
쉴러 PE Ratio 출처 : https://www.multpl.com/shiller-pe
또 하나는 바로 워렌 버핏이 활용하는 워렌버핏 지수다. 국내 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의 비율 이다. 버핏은 이 비율이 70~80%면 주식이 살 만하다고 하고 100%를 넘으면 거품이 끼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렇다. 심플하게 정리하자면 한 나라의 모든 경제주체들이 만들어낸 가치의 총합이 국내총생산이다. 그 경제주체들이 모두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것도 아닌데, 시가총액이 국내총생산을 넘어서는 것은 과할 수 밖에 없다..
버핏지수 (출처 https://www.currentmarketvaluation.com/models/buffett-indicator.php)
최소한의 계기판을 지켜볼 것
하지만 저 지표들은 한동안은 한물갔다는 소리를 들었다. 저금리 환경과 기술주들의 강세로 인해 주식시장의 PER을 지속적으로 높았고, 그래서 저 지표들은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주식 시장에 대한 경고 사인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 기간 내내 조심했더라면 적어도 작년 11월까지는 남들의 수익 앞에서 홀로 외로웠을 것이다. 그리고 제때 탈출할 능력만 있다면 버블이야 말로 돈을 벌기 가장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능력이 없다.
“과도한 낙관주의는 위험하며, 위험회피는 안전한 시장을 위한 필수 요소이고, 지나치게 관대한 자본시장은 우둔한 금융으로 이어져 참가자들에게 위험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세부 사항은 중요하지도 않고 상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근본적이며 확실하게 반복되는 어떤 경향이 있다. 사이클의 소리를 듣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이런 경향을 이해하고 반복되는 것들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다.”
하워드 막스, <투자와 마켓 사이클의 법칙>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시장의 붕괴를 지켜보지만 않으리라는 믿음은, 인플레이션 앞에서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주식으로 수익을 냈다고 좋아하던 많은 이들이 그 몇 년치의 수익이 고스란히 녹아내리는 걸 지켜보아야 했다. 어찌보면 그냥 몇 년 동안 기분만 좋다가 원점으로 돌아온 이들도 부지기수이고, 뒤늦게 뛰어들어 손실을 본 이들도 꽤나 많다.
오랜 지표들이 때로는 고루해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우리가 어느 즈음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필요하다. 해서 저 지표들은 그 나름의 의미를 여전히 가진다. 지금 이 순간 여전히 리스크를 테이킹할지 말지의 판단을 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가이드는 될 수 있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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