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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zyFin

성장주 vs 가치주, 금리와 무슨 상관이죠?

푼푼금융 에세이스트2026.11.01

지금까지 금리와 펀더먼탈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주식’이라고 뭉뜽거려서 말하기에는 그 주식이라는 ‘자산군’ 안에는 너무나 다양한 분류가 존재한다. 시가총액의 크기에 따라 소형주, 중형주, 대형주로 나누기도 하고, 산업의 분류에 따라 IT, 바이오, 에너지 화학, 경기소비재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또는 경기에 대한 민감도를 바탕으로 경기순환주, 경기방어주로 나뉘기도 한다.

금융장세, 실적장세 등을 주식시장의 각 시기별로 좀 더 눈여겨봐야 할 주식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면 금융장세에서는 상승의 초입이니 경기방어주와 대형주가 주도하고, 활황기에는 실적장세에서는 실적의 변화율이 큰 경기순환주, 소형주 등이 주도주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 국채 금리가 잠깐 올랐던 시기에 가장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린 것은 성장주 vs 가치주였다. 테슬라 같은 성장주들은 급락하고, 보잉이나 엑손 모빌 같은 가치주들은 상승기류를 타기도 했다.

그런데 성장주 vs 가치주는 어떻게 나뉘는 걸까?

성장주와 가치주의 이분법은 사실 명확하지 않다. 시총이나 산업군처럼 똑 떨어지지 않기 떄문이다. 그래서 PER, PBR 등의 지표가 많이 적용된다. 문제는 PER이나 PBR을 가지고서 기업의 주당 순이익이나 순자산의 몇 배 이상이면 성장주, 이하면 가치주 라고 딱 잘라 말하기가 애매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는 그냥 ‘느낌적 느낌’으로 분류하는 것 같은 느낌도 없지 않다. 기존에는 가치 섹터로 분류되던 제약바이오가 요즘에는 가장 핫한 성장 섹터로 분류되는 것처럼 동일한 산업군이라도 시장의 평가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다만 저 ‘느낌적 느낌’에도 일종의 공감대는 있다. 주식의 가격에는 기업의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가 함께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현재 가치에 방점을 두느냐 미래 가치에 방점을 두느냐에 따라 가치주 혹은 성장주로 분류된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테슬라 같은 주식은 시총에 비해 현재의 매출이나 수익은 적지만, 미래의 가치가 무척 크다(미래에 벌어들일 돈이 많다) 고 생각하기에 그만큼 높은 주가가 형성되는 것이다. 엑손 모빌 같은 기업은 현재 지속적으로 수익이 나고 있지만, 추후에는 지금 이상으로 성장하기 힘들다는 시장의 평가 때문에 낮은 가치를 받는다.

그러니까 아래와 같은 모양새라고 보면 된다.

현재 가치 = ‘지금 돈을 많이 벌고 있느냐?’ , 미래 가치 = ‘나중에 돈을 얼마나 많이 벌 거 같냐?’성장주는 미래의 이익까지 잔뜩 끌어와서 주식의 가격에 반영을 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게 금리랑 무슨 상관이지?

채권에는 ‘듀레이션’이라는 개념이 있다. 한 마디로 내가 이 채권에 투자했을 때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간에 대한 개념이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1년에 50%씩 이자를 주는 10년 만기의 채권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 채권을 샀을 때 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10년일까? 아니다. 2년이다. 1년에 50%이니 이자를 두 번만 받아도 원금이 회수되는 것이다. 물론 이자를 주는 50%씩이나 줄리는 없으니 보통은 만기가 길수록 듀레이션이 길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듀레이션이 길수록 금리의 변동에 따라 가격의 변동폭도 커질 수 밖에 없다. 금리가 1%가 바뀐다고 치면 만기 1년짜리 채권이 받는 영향은 1%\*1년이지만, 만기 30년이라면 1%의 변화가 30년에 걸쳐서 누적적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걸 주식에 접목해보자면 가치주는 듀레이션이 짧고, 성장주는 듀레이션이 길다고 볼 수 있다. 가치주는 현재에도 수익이 나고 있고, 그만큼 PER도 낮으며, 배당률도 높은 경향이 많다. 그러니 똑같은 돈을 투자해도 그만큼 원금 회수가 빠르다. 하지만 성장주의 경우 이미 미래의 가치를 가격에 반영하였고 그 PER 만큼의 수익을 올리려면 원금 회수에 걸리는 기간이 길 수 밖에 없다. 즉, 가치주는 단기채, 성장주는 장기채와 같은 맥락으로 접근이 가능해진다. 즉, 금리의 변동에 따라 성장주의 그 가격 변동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 또 성장주들은 당장의 현금창출능력이 가치주보다 떨어진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부채도 많고 금리가 오를 때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주식이 어쩌고, 금리가 어쩌고를 떠나서 그냥 개별 기업들을 떠올려보자. 여러분이 코카콜라의 주인이라고 생각해보자. 금리가 오르던 내리던 회사 운영에 큰 차이가 없다. 이미 잘 되는 사업이 있고 따박따박 현금이 들어오고 그걸로 주주들에게 나눠주면 된다. 그런데 여러분이 테슬라의 주인이라면? 앞으로 지어야 할 공장도 많고 투자해야 할 것도 많은데 돈을 다 빌려서 한다면 이자 부담이 생긴다. 그런데 금리가 낮다면? 심지어 금리가 제로라면? 그렇다. 사업을 하기가 한층 수월해진다. 단순 투자자의 입장에서도 성장주에 투자할 때는 그 기업이 제대로 성장해서 자신의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에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그런데 금리가 낮아지면 성장주의 매력이 더 커진다. 정기예금 금리가 10%라고 하면 10년 후의 100% 수익정도는 눈에도 안 찬다. 하지만 금리가 제로라면? 좀 더 긴 안목으로 성장주에 투자할 수 있게 되고, 성장의 가치를 더 높이 평가하게 되는 것이다.

이 글은 정보 제공용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수치와 제도는 작성 시점 기준이고, 투자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용약관

푼푼금융 에세이스트

금리·물가·산업의 변화를 살피고, 제 관점에서 시장과 투자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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