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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zyFin

채권, 사실 누구나 하고 있다

이탐투자상품 탐험가2026.10.31

뜬금없이 왜 채권이냐?고 할 수도 있다. 일반인이 채권 투자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주식처럼 드라마틱하지도 않고, 뉴스에서 크게 다루지도 않으니 뭐 그런 시장이 있던 말던 내 인생과 별 상관없이 느껴진다.

그래도 경제나 금융 관련 뉴스나 책을 읽다 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채권이다. 하긴 인류 최초의 금융상품은 결국 채권일 수 밖에 없었다. 누군가, 옆 집에서 보리를 한 되 빌려서, 두 되로 갚는 일. 뭔가 필요한 이가, 그것을 가진 이에게 빌리는 행위는 어쩌면 인류의 시작에서부터 있던 일이었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전통적인 투자 자산의 가장 큰 축은 결국 채권이었다.

무엇보다도 관심이 생긴 건 전세계의 채권 시장의 규모가 전세계의 주식 시장에 비하면 2~3배 가까이 크다는 점이었다. 2018년 초를 기준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의 시가 총액은 81.5조 달러 정도인데 반해, 글로벌 채권 시장은 무려 215조 달러에 달한다는 뉴스를 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파생상품 시장은 544조달러란다. 이게 말이야 뭐야.)

채권 시장이 주식시장보다 클 수 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었다. 주식 시장은 민간 기업들만이 참여하는 시장인 반면, 채권 시장은 국가와 지자체도 참여하는 시장이다.

그러니까 우리 같은 개인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지만, 주식보다도 더 많은 돈이 몰려 있는 곳이 바로 채권시장이었던 것이다.

채권은 기본적으로 금리의 변화에 따라 수익률에 변하는 상품, 그래서 우리가 하는 모든 투자의 기준이 되어주는 상품이다. ‘채권’이라고 하니까 어렵게 들리지만, 결국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주고 그 원금에 더하야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약속을 담은 증서를 받는 의미다. 그렇게 생각하면 떠오르는 게 있지 않은가? 그렇다.

서랍 속에 넣어둔 예적금 통장. 우리는 예금과 적금을 ‘든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결국 은행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을 자격이 있는 증서를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리고 은행은 그걸 가지고 예적금 금리보다 더 높은 금리로 빌려주고 그 차액만큼 수익을 번다. 반대로 우리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다는 의미는, 내가 가진 주택이나 신용을 바탕으로 채권을 파는 것과 같은 의미였다.(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떠올려보자. 누군가의 주택담보대출을 구조화해서 서로 사고 팔다가 그 사단이 난 것이다.) 그러니 저 거대한 채권 시장에는 우리 모두가 참여자였다.

채권 한 번 사보려고 했더니…

아무튼 이렇게 생각하니 채권이 조금은 만만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뭘, 어떻게 살 수 있는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사실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그걸 어디서 살 수 있는지도 모르겠으니 말이다.

그림 1 뭐가 많다;;;

소위 장내 채권이라고 것들은 국내 대기업에서 발행한 회사채, 금융권에서 발행한 금융채, 그리고 나라에서 발행한 국채 등등이 있었다. 그런데, 이게 또 막상 살려고 보니 애매하다.

액면가 1만원, 만기까지 남은 기간은 2년. 이자는 3%를 주는 채권이 10,500원에 팔리고 있었다. 그럼 사서 2년 가지고 있어봐야 이자가 600원(= 10,000원 *2년 *이율 3%)이니 사봤자 2년 동안 100원 남는데… 아니 이걸 누가 사나? 싶은 생각이 번뜩 들었다. 게다가 회사마다 발행 일자, 이자 주는 방식 등등 뭐가 복잡하다. 돈도 안 되는 게 공부는 많이 해야 하네, 싶으니 그냥 하기가 싫어진다. 하긴 국내 기준 금리가 1.5% 내외(최근엔 0.75%까지 떨어졌다.)니 국내 채권이 높은 수익률을 줄 리가 없다 싶었다.

그래서 이번엔 해외 국채를 뒤져봤다. 금리가 비싼 나라는 채권도 이자를 많이 주겠지 싶었다. 그런데 사실 개인이 직접 살 수 있는 해외 국채는 의외로 별로 없었다. 뒤져보니, 브라질 국채가 핫하다는 것이다. 우선 우리 나라와 비과세 협정을 맺어서 이자 수익에 세금을 안 뗀다고 했다.표면이자율이 10%인데, 현재 시장에서의 수익률은 6~7% 된단다. 그러니까 어쩄거나 100만원어치 사면 6~7만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표면이자율이 10%면 해마다 10%씩 이자를 주겠다는 의미다. 채권 증서에 1년에10%씩 주겠다고 적혀 있는데, 수익률이 7%라니? 대체 무슨 얘기인가 싶었다.

채권의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살펴보니 채권의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채권의 가격이 바뀐다니, 이건 또 뭔 소리인가 싶었다. 나한테서 1만원(가격) 빌려가고 10%(수익률) 이자 주겠다고 증서에 뻔히 적어 뒀는데, 가격이 바뀐다니?

그 미스터리는 곧 풀렸다. 그러니까 채권을 일반적인 상품이라고 생각해보자. 예를 들면 내가 나이키 한정판 운동화를 나이키 정식매장에서 정가 10만원에 샀다 치자. 갑자기 이걸 패셔니스타가 신어서 인기가 생기고 막 난리가 나서 중고시장에서 20만원까지 가격이 오를 수도 있고, 별로 인기가 없어서 일반 중고처럼 9만원에 팔아야 할 수도 있는 일이다.

요는 채권이라는 것도 처음에는 정가로 발행을 하는데(나이키가 10만원에 나에게 파는 것), 한 번 그렇게 발행되고 나면 중고 나라처럼 이걸 서로 사고 파는 유통 시장이 있어서 그 곳의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가격이 바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통시장에서 채권의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뭘까? 그게 바로 기준 금리다.

가상 예시

예를 들면 내가 어제 3% 이율의 1년짜리 정기예금을 100만원 가입했다고 치자. 그럼 1년 후에 3만원의 수익이 생긴다. 그런데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올려서 똑 같은 곳에서 4%짜리 정기예금을 출시한다면? 나는 4만원의 이자수익이 생길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 셈이다.

정기예금은 매매가 불가능하지만, 채권은 매매가 가능하다. 그러니 저런 일이 벌어지면 기존에 발행된 3%짜리 채권의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가치가 떨어지니 가격도 당연히 떨어지게 된다. 시장에서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4%짜리 채권을 사면 되니까. 반대로 기준금리가 2%로 떨어지게 되면, 저 채권의 가치는 올라가게 된다. 이제 100만원을 투자해서 2%의 수익 밖에 올릴 수 없는데 저 채권은 3만원의 수익이 확정되어 있으니.

그러니까 저 브라질 국채도 예를 들면 발행가 100만원에 10% 이자를 주는 것이었는데, 브라질의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가격이 100만원 이상으로 오른 것이다. 예를 들면 저 채권의 가격이 140만원 정도가 되었다고 치자.

처음 산 사람은 이자수익은 둘째 치고 매매 차익으로만 40만원을 벌게 된다. 만약 저걸 지금 사는 사람이라면? 연 이자가 10만원이니 10만원/140만원 = 7.1% 정도의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해외 채권은 환율도 신경 써야 한다

그렇게 사두고서 채권이니까 그냥 이자가 나올 때까지 가만히 있어보자 하고 있는데, 이게 또 이상하다. 채권 주제에 의외로 계좌의 평가금액과 수익률이 매일매일 바뀌는 거다. 그래 그럴 수 있다 치자. 그런데 생각보다 변동폭이 크다.

생각은 했지만, 설마 했던 요소가 생각보다 크게 작용했다. 바로 환율. 외국의 자산을 살 때는 결국 달러 혹은 그 나라 통화로 살 수 밖에 없다. 미국 주식의 경우 당연히 달러로 샀고, 달러의 경우는 변동폭이 있다해도 기축 통화니까 금융위기 같은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하루하루의 변동폭이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신흥국에 분류되는 브라질은 달랐다. 환율의 변동폭이 컸다.

그림 2 브라질레알화 환율 그래프. 고점에서 1/3 토막 넘게 났다

실제로 브라질 국채 투자 열풍이 한창 불던 2010~11년도에 브라질 국채에 투자를 했다면 브라질 레알화의 환율이 폭락하면서, 높은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최대 50% 넘게 손실을 본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사고 조금 지나니 이자가 들어왔다. 6개월 단위로 1년에 두 번 이자가 들어오는 채권이었던 거다. 괜히 뿌듯했다. 큰 돈을 벌어서가 아니라, 안 해 보던 것, 모르던 것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게 되었다는 것에서 오는 뿌듯함. 그러나 그런 기쁨도 잠시였다. 레알화 환율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채권인데도 손실이 -20%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어흑.

[Check Point]

초보 개인투자자가 실제로 회사채나 국고채를 직접 매매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특히 국고채 같은 경우는 기본 거래 단위가 100억 수준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자산 운용의 규모가 클수록 더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한 자산이 채권입니다. 개인투자자가 채권에 투자하는 구매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결국은 펀드 혹은 ETF입니다. 그렇다면 그 펀드(혹은ETF)에 담겨 있는 채권의 리스크와 그 특성이 무엇인지 정도만 알면 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채권의 리스크

채권의 리스크는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바로 이자율 위험. 이건 세상의 모든 채권에 해당합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기준 금리가 오르면, 기존에 발행된 채권들의 가격은 내려가게 되어 있습니다. 즉 기존에 채권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매매 차익에서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신용 위험. 채권은 한 마디로 빚문서입니다. 그런데 돈을 빌려간 사람이 부도가 나거나 파산하면 이자는 둘쨰 치고, 원금까지 떼먹힐 위험이 생겨납니다. 기본적으로 미국 국채 등 몇몇 선진국 국채를 제외한 신흥국 국공채와 회사채들은 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봐야 합니다.

세 번째는, 환율 위험. 앞에서 소개한 브라질 국채 같이 해외 채권의 경우 달러 혹은 현지 화폐와의 환율 변동으로 인한 이익과 손실을 고려 해야 합니다.

채권의 특성: 신용등급과 만기

채권의 특성은 신용등급과 만기라는 두 가지 요소에 의해 정해집니다.

신용등급은 말 그대로 ‘돈을 갚을 능력이 있는가’에 대한 평가입니다. 앞에서 나온 신용위험을 평가하는 것이죠. 등급이 높을수록 이자수익이 적은 대신 변동성도 적고 안정적입니다. 무디스, S&P 등 신용평가회사 들에서 등급을 매기고 크게는 ‘투자적격’과 ‘투자부적격’ 채권으로 나뉩니다.. 투자부적격이라고 해서 아예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고, 그 만큼 많은 이자를 약속하기 때문에 ‘하이일드 채권’이라는 이름으로 거래가 됩니다.

만기는 ‘몇 년 안’에 갚겠다는 의미입니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길수록 금리도 높고 변동성이 커지게 됩니다. 간단하게 생각해도 누군가에게 일주일 빌려줄 때와 10년 빌려줄 때, 후자가 더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일반적으로 높습니다. 그리고 만기가 길수록 변동성이 커집니다. 금리가 1% 움직인다면 1년 만기는 수익이 1% 차이가 나지만, 10년 만기라면 1%*10년으로 10배 가까운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표는 세계적인 펀드평가사인 모닝스타에서 채권펀드를 분류하는 기준입니다.

신용등급과 만기에 따른 변동성의 크기는 위와 같다고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그리고 펀드나 ETF 에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들은 아래의 순으로 변동성이 커진다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국내 채권 < 선진국 국공채 < 선진국 투자적격회사채 < 선진국 하이일드채권 = 신흥국 국채 < 신흥국 하이일드채권

이 글은 정보 제공용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수치와 제도는 작성 시점 기준이고, 투자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용약관

이탐투자상품 탐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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