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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 제대로 된 전기차를 만든다는 것

서진기업 분석가2026.10.31

테슬라는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업이죠. 현재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전체 외화 주식 투자금에서 2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지난 몇 년간 가장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기업이기도 하죠. 개인적으로 테슬라를 한 줄로 요약한다면 이런 느낌입니다.

사람들 : “그게 되겠어?”

테슬라 : “되는데요.”

지난 20여년 간 테슬라가 보여준 모습은 그랬습니다. 저게 될까? 싶은 것들을 하나 둘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꼭 일론 머스크의 이미지 때문만은 아니지만, 테슬라를 보면 그런 친구가 떠오르죠. 엄청 머리가 좋은데, 그래서 남들이 보기엔 엉뚱한 짓도 마구 벌리고, 그래서 스스로도 감당을 못할 거 같아 보이는데, 또 특유의 집념으로 어떻게든 꾸역꾸역해내는 그런…

맨땅에서부터 시행착오를 거치다

테슬라라고 하면 일론 머스크가 떠오르지만, 정작 그가 창업한 회사는 아닙니다. 2003년에 마틴 에버하드 (CEO)와 마크 타페닝 (CFO)이라는 두 명의 창업자에 의해 만들어졌죠. 그리고 일론 머스크는 2004년에 투자자로 참여하면서부터 테슬라와 연을 맺고 그 후에 최대주주가 되어서 지금까지 CEO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2008년 로드스터, 2012년 모델 S 등을 출시하고 연이어 모델 3, 모델 Y를 거쳐 가장 최근의 사이버트럭에 이르기까지 전기차 시장의 큰 변화를 이끌어왔습니다. 뭐랄까, 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변화가 싫어서 뭉기적대고 있던 전기차 시장의 문을 그냥 확 열어 제껴버린 느낌이랄까요.

창업 초기 테슬라의 아이디어는 기존의 큰 메이저 회사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기존의 내연 자동차 구조와 시스템 안에, 엔진만 바꾸는 정도의 발상으로 시작되었죠.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이것이 꽤나 기괴한 혼종이라는 것을 테슬라는 깨닫습니다. 돈은 돈 대로 들고, 그렇다고 성능도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았던 거죠.

최초의 모델이었던 로드스터, 모델 S 등 초기 테슬라의 모델들은 프로토타입을 공개하며 주문자들로부터 예약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주문자들이 기다린 시간을 고려해보면 예약 판매라기 보다는 오히려 아파트 분양(?) 수준이었죠. 프로토타입의 공개에서부터 실제 출시까지 3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 경우가 많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실제 제작 과정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서 초기에 판매한 가격보다 추가금을 받거나, 옵션을 줄여서 출시하게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만들어진 벽돌을 가지고 집을 짓는 것과, 벽돌부터 직접 만들어서 집을 짓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테슬라가 전기차를 만드는 과정은 후자에 가까웠습니다. 그들은 ‘전기차’ 자체를 새롭게 고민하고 나중에는 배터리 제작과 부품 제작의 많은 부분까지 직접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기간과 비용이 더 늘어나게 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 과정이 순탄했다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2018년 모델3를 생산할 때에는, 예약판매량이 40만대인데 한 분기의 생산량이 1만대도 되지 못하였던 적도 있습니다. ‘생산 지옥’에 빠진 거죠. 기껏 만든 제품들도 조립의 완성도가 떨어져서 꽤나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테슬라의 완성차 인도량 (delivery) 추이 (출처 : www.statista.com)*

하지만 2018년 이후 자동차 생산 과정의 프로세스는 안정화되고 대량 생산에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이 와중에, 기가프레스를 이용한 자체 부품의 생산의 효율화, 전통적인 컨베이어 벨트와 다달리 무인운반차량(AGV) 위에서 조립하는 생산의 유연성 등 생산공정에서도 전기차에 걸맞는 새로운 방식들을 도입하게 됩니다.

수익성 있는 전기차를 만드는 유일한 전기차 회사

그보다 더 눈여겨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전기차 제조 비용입니다.

*테슬라의 완성차 제작 비용 (출처 : 테슬라 2023년 4분기 실적 보고서)*

무언가 하나를 잘 만든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제대로 된 프로토타입이 나오기까지는 그만큼힘든 일이죠.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그것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대량생산하는 구조와 시스템을 갖추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건 그렇게 대량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고, 수익성을 갖추는 일이죠. 적어도 전기차 시장에서 저 세 가지를 제대로 해내고 있는 회사는 아직까지는 테슬라 뿐인 듯 합니다.

전기차에 특화된 생산 공정을 만들어냄으로써 전기차 제조에 있어서 타 사 대비 조립이나 물류 비용을 현저히 줄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2023년 Tesla Annual Shareholder Meeting Deck)

최근 들어 연이어 테슬라의 가격 인하가 이익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걱정하는 시선이 많습니다. 당연한 걱정이지만, 테슬라의 히스토리를 안다면 그것조차도 긍정적으로 여겨집니다. 자동차 가격을 인하하고,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건 그만큼 효율적인 생산 역량을 갖추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업체가 전기차를 잘 만드는 게 뭐 그리 대단하냐?’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똑같은 스마트폰을 팔아도 전세계 스마트폰 영업이익의 85%를 가져가는 애플을 떠올려 보면, 그것은 그 자체로 훌륭한 일입니다.

‘전기차’ 사업은 그 자체로 거대한 사업입니다. 하지만 테슬라에게는 이제부터 걸어가려 하는 길의 첫 걸음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용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수치와 제도는 작성 시점 기준이고, 투자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용약관

서진기업 분석가

공시와 재무제표에서 기업의 사업과 가격에 담긴 가정을 읽는 LazyFin 편집부 필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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