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 상품이라면?
‘주식’을 상품이라고 생각해보자.
공모주 청약은 일종의 신상품 출시이고, 주식시장은 어쩌면 어마어마하게 큰 중고거래장터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가 상품을 살 때의 가장 기본적인 논리를 생각해보자.
“우리는 성능이 좋은 상품을 이왕이면 좋은 가격(즉 싼 가격)에 사고 싶어한다.”
우리는 아이폰이 좋은 상품이라는 걸 안다. 신상 아이폰을 10만원에 샀다고 하면 무척 좋은 거래를 한 것이다. 그런데 만약에 이걸 천만원에 샀다고 하면? 그렇다. 호구가 잡힌 것이다.
가격의 변동성이 별로 없는 상품을 놓고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이 논리가 주식 시장 (그리고 자산 시장)에 들어오면 흐트러진다.
저 위의 말을 주식 시장에 적용하면 이렇다.
“우리는 언제나 좋은 기업의 주식을 저평가된 가격에 사고 싶어한다.”
그런데 막상 우리가 주식을 살 때는 이런 논리에 흔들린다.
“저 기업은 정말 좋은 기업이야. 그러니까 지금 이 가격에 사도 무조건 오를 거야.”
“이 기업은 앞으로 시장을 선도할 성장주야. 그러니까 PER 200이라도 지금이라도 사도 괜찮아.”
그렇다. 언젠가는 오를 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 회사가 망하지 않는다면. 애플이나 아마존, 테슬라 같은 기업들은 언젠가는 오를 것이다. 다만 그 시간 동안의 마음 고생과 오롯이 우리의 몫이 된다.
“성능이 좋은 상품을 좋은 가격에 사야 한다.”라는 물건을 살 때는 심플한 논리가, 주식 시장에서는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주식의 가격이라는 게 도대체 어떻게 정해지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기 때문이다.
저 말을 곱씹어 보자. 결국은 투자는 “좋은 기업을 저평가된 가격에 사야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좋은 기업’과 ‘저평가’된 가격에 대한 정의를 해야 한다.
그럼 ‘좋은 기업’이란 무엇일까? 기업이 상품이라면 무얼 잘해야 ‘성능’이 좋다고 할 수 있을까. 기업의 존재의의를 생각해보면 심플하다.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이다. 기업이 이익을 많이 내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바로 EPS(주당순이익)을 보면 된다. 발행한 주식의 수가 한정되어 있다면 주당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내었는지 보면 그 기업이 얼마나 성능이 좋은지 알 수 있다. 기업이
그렇다면 ‘저평가’된 가격인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바로 PER(주가수익비율),PBR(주가순자산비율)등의 재무지표들이다. 기업의 가치 평가를 하는 각종 주당 비율들. 각종 주식 관련 방송에서 지겹도록 듣게 되는 소위 멀티플(Multiple)이다.
저 말을 조금 바꿔 쓰자면 ‘주가는 기업의 펀더멘탈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결정한다는 얘기가된다.
그리고, 우리가 찾아내야 할 것은 지금 EPS가 성장하면서 동시에 시장이 더 높은 가치평가를 해줄 스토리를 갖춘 종목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EPS의 성장을 예측하고, 동시에 시장이 더 고평가해줄 종목을 예측하는 것은 결국 예측에 예측을 더하는 어려운 일이다.
우리가 아이폰을 살 때는 스마트한 쇼퍼이면서, 주식을 투자할 때에는 종종 늪에 빠지는 이유는 저 예측의 영역에 제대로 대응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는 결국 정답은 아니지만 나의 논리를 세워줄 수 있는 근사값을 끊임없이 찾아가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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