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이 낮다는 건, 자본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단순히 PBR만 가지고서 기업이 싸다, 비싸다를 판단할 수는 없다. PBR이 0.5인 기업이 있다고 해보자. 내 지갑에 1만원이 있는데, 그걸 시장에서는 5천으로밖에 안 쳐준다는 얘기다. 이게 무슨 황당한 상황일까.
그게 가능한 이유는 기업이라는 것은 자산만으로 굴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은 내 지갑 속의 현찰이 아니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집단이다.
그러니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산보다는 그 자산을 활용해서 얼마나 유의미한 사업을 하고, 얼마나 이익을 창출하는지, 혹은 창출할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산이 있다고 해도 그걸 허투루 쓰고 있다면 가진 자산만큼도 인정을 못 받게 되는 것이다. 은행에 가만히 넣어두면 10%의 이자를 준다고 치자.
1. 그런데 내가 1억을 투자해서 사업을 하는데 500만원 밖에 못 벌었다면? 5%의 수익률 이다. 그 뜻은 나는 1억원을 5천만원처럼 쓰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내 돈 1억은 5천만원의 가치 밖에 없는 것이다. 2. 반면 이 1억을 엄청 성장성 있는 사업에 투자해서 30%의 수익률을 내어 3천만원을 벌었다면, 나의 1억은 남들의 3억 만큼의 가치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이 자신의 자산을 얼마나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를 같이 살펴 보아야 한다. 이럴 때 필요한 지표가 바로 자기자본수익률인 ROE (Return On Equity)이다. ROE는 순이익을 자기자본(순자산)으로 나누면 된다.
1억을 가지고서 5% 수익률을 내고 있다면, 이 기업의 ROE는 5%에 불과하다. 반면 30%의 수익을 내고 있다면 이 기업의 ROE는 30%가 된다. 즉 ROE가 높을수록 그 기업이 자신의 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ROE가 높을수록 PBR이 높게 형성되며, ROE가 낮을수록 PBR 역시 낮게 형성된다.
앞의 예에서는 은행 예금 금리는 내가 사업을 함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일종의 기회비용이다. 기업의 경우 자기 자본을 사용하는 데 드는 기회비용을 ‘자기 자본 비용’이라고 표현한다.
자기 자본 ‘비용’이라고 해서 실제로 돈이나 이자가 나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 ‘자기 자본’이라는 것이 곧 주식이기에, 소위 우리와 같은 투자자들이 느끼는 기회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가 특정 회사의 주식을 살 때에는 ‘시중의 금리 + 주식 투자를 감수하는데 따른 추가 수익률’ 정도를 기대하게 될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주가가 빠지는 것도 결국 같은 논리이다,)
기업의 ROE이 이 자기자본 비용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그 주식은 지속적으로 낮은 PBR에서 거래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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